엔지니어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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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vate note/일기?

깊이를 위함이었나 단지 새로운 것을 배우기 싫어서였나

탐p슨 2021. 7. 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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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이번 여름에는 꼭 인턴을 하고 싶었다. 회사에서는 어떻게 일하는지,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이 너무 간절했다. 운이 좋게 인턴에 합격하였고, 벌써 2주가 지난 지금, 느낀 것 중 하나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인턴 경험을 어떤 식으로든 기록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순으로 작성할지 고민하다가 그냥 시간과 관계없이, 이건 보고서가 아니니까 쓰고 싶은 것 먼저, 주제를 하나 정해서 쓰기로 결정했다.)

 

회사에서 사용하는 기술(이 글에서는 언어, 프레임워크, 툴 등 모두를 포함하는 두리뭉실한 단어)은 모두 내가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것들이었고, 심지어 처음 보는 것도 있었다. 그동안 알고 있는 기술을 최대한 깊게 공부하자는 생각으로 언어도, 프레임워크도 하나만 공부해왔었기 때문에 새롭고 낯선 기술을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매우 난처하고 두려웠다. 그러다 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내가 되고 싶던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고, 그 수단으로 엔지니어, 더 구체적으로는 백엔드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던 것인데 너무 하나의 언어, 하나의 프레임워크에만 매몰되었던 것이 아닐까?

 

NFL(no free lunch), 직역하면 공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로 모든 상황에서 최적인 답은 없다는 뜻의 격언이다. 학교에서 인공지능 수업시간에 모든 상황에 만능인 인공지능 모델은 없다며 말씀해주셨던 것이 떠오른다. 내가 잡고 있는 언어, 프레임워크가 모든 상황에 만능 일리 없다. 세상은 변하므로 문제도 계속 변화할 것이고, 문제가 변하지 않더라도 언어나 기술이 발전해서 내가 공부하던 것이 레거시가 되고 새로운 강자가 등장할 수도 있다. 하나를 깊이 있게 공부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고 그래서 그 방향을 유지할 것이라는 생각에 변함은 없지만, 그동안 내가 하나만 공부했던 것이 단지 새로운 것을 배우기 싫어서가 아니었는지 반성해보았으며, 앞으로는 기술을 가리지 않고, 문제에 초점을 두어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최적의 솔루션을 선택하겠다고 다짐했다. 내게 가장 익숙한 것이 망치라고 해서 모든 문제를 못으로 보지 않도록 조심하자고 생각했다.

 

인턴 첫 날에 이런 것을 느꼈는데(2주나 지난 뒤에야 정리하고 있다), 당시에 "만에 하나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이대로 인턴을 그만두게 된다고 하더라도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소중한 배움이었다. 물론, 주어진 시간을 꽉 채워서 끝까지 다닐 생각이다. 완전히 낯선 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게 처음에는 난감했지만 지금 보니 오히려 복덩이가 아니었나 싶다. 만약 회사에서 내가 공부했던 언어와 프레임워크를 그대로 썼으면, 이런 반성도 하지 못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또한 회사에서 사용하는 기술과 그 조합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낯선 조합이고, 관련된 레퍼런스도 적은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회사에서 내준 과제를 하기 위해 학습하다 보니 이제는 처음 보는 기술이라고 할지라도 얼마든 문서를 보며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는 자신까지 생겼다.

 

인턴은 매우 소중한 기회다. 눈에 불을 켜고 하나라도 더 많이 배우려고 하고, 조금이라도 일을 더 많이 하려고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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