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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vate note/일기?

ICPC 한국 예선대회를 마치며

탐p슨 2020. 10. 1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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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이유

알고리즘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거나 상을 받고 싶었기 때문은 아니다. 대회를 위해 알고리즘을 더 열심히 공부하고, 대회에 나가 정말 잘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며 자극을 받는 것만으로 엄청난 플러스라고 생각해서 참가했다.

 

시작부터 삐그덕

ICPC는 3인 1팀이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참가하고 싶다는 사람이 한 명밖에 없었다. 예선대회 모집 마감 당일 마감 시간 30분 전에 지인에게 머릿수만 채워달라고 부탁하여 가까스로 참가했다.

 

예선 당일

예선은 줌으로 진행됐다. 온라인이지만 세 명이 모두 한 장소에 모여서 풀었어야 했는데 장소가 마땅치 않아 카페의 미팅룸에서 만났다. 13시 50분까지 줌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사소한 문제로 버벅거리다가 13시 49분쯤 간신히 들어갔다.

 

사람이 셋인데 노트북 한 대를 제외한 다른 모든 전자기기를 사용할 수 없었다. 세 명이 각자 문제를 볼 수 없다는 게 가장 불편했다. 대회는 3시간, 12 문제로 시간이 매우 소중한데 여기서 불필요하게(프린트를 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안뺏겼을) 시간을 많이 뺏긴 것 같다. 이 시간만 아꼈어도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을 것 같다.

 

카페의 미팅룸이 개방되어 있고 공간만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형태라서 카페에 오는 사람마다 자리가 있는지 우리가 있는 곳을 확인하였는데 주변시에 잡히곤 했다. 개방되어 있어서 시끄럽기도 했고. 아, 카페 와이파이를 썼는데 카페 와이파이가 갑자기 중간에 끊겨서 줌에 다시 접속하기도 했다. 방금 나열한 일들은 조금 거슬리긴 했어도 우리팀의 퍼포먼스에까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다음에 대회에 나간다면 이런 일들 조차 벌어지지 않게 좋은 환경을 준비하여 대회에 참가하고자 적어보았다.

 

대회가 끝나고

정말 많이 아쉬웠다. 좋은 성적을 기대하진 않았지만 풀 수 있는데, 거의 풀었는데 끝내 풀지 못한 문제들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함께 밥을 먹으러 갔는데 참 무력했다. 밥도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도 함께 밥을 먹으며 대화를 나눌 때는 대회를 잊을 수 있었다.

 

집으로 가는 길

혼자가 되자 다시 문제들이 생각났다. 버스를 타서는 연습장을 꺼냈다. 차에서 딴짓을 하면 멀미를 하는 편이라 버스가 달릴 때 생각을 하고, 멈춰있을 때 의사코드를 작성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바로 코드를 구현해봤다. 정답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만든 테스트 입력(대회의 테스트 입력값까지 생각나지는 않았다)에 대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완전 갈아엎은 것도 아니고 대회 당시 작성했던 코드를 조금 수정했는데 말이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더라면 풀 수 있지 않았을까? 이 문제들만 풀었어도 대회가 끝나고 아쉽지는 않았을텐데..

 

앞으로

아직 대회에 참가할 실력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조금 망설이기도 했는데 참가하길 잘한 것 같다. 대회에 참가할 실력이라는 게 어디 있겠는가. 참가하고 싶으면 하는거지.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충분한 자극이 되었다. 앞으로 점점 더 알고리즘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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